네이버에서 칠곡군청을 검색한 결과 화면 캡쳐.

8일 오전 칠곡군청 홈페이지를 확인하기 위해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칠곡군청’을 검색한 이모(43) 씨는 연관검색어를 보고 의아했다. 그전에 보지 못했던 ‘공보계장’이라는 연관검색어가 등장했기 때문. 이 씨는 “얼마 전 칠곡군의 ‘수의계약 몰아주기’ 기사가 많이 나왔는데 군 공보계장의 부적절한 대응이 언급된 것이 생각났다”며 “공보계장을 클릭했더니 뉴스에 부정적인 기사가 나오더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연관검색 기능을 통해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적으로 확산해 피해를 키우고 있다. 
연관 검색어란 인물 등 검색어를 검색창에 입력했을 때 그와 관련돼 나열되는 키워드를 말한다. 대형 포털이 이용자들의 검색 패턴 등을 분석해 자동으로 추출한다.
2019년 7월 8일 현재 네이버 검색창에 ‘칠곡군청’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공보계장’이 노출되고 있다. ‘군수’도 아닌 ‘공보계장’이 노출되며 칠곡군 홈페이지를 방문하려 칠곡군청을 입력한 군민들 사이에서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석적읍에 거주하는 김모(39) 씨는 “사실 연관검색어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아무렇지 않을 수 있지만 포털에서 연관검색어는 대부분이 부정적인 것으로 인해 형성이 되더라”며 “칠곡군청에서 공보계장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괜히 한번 더 살펴보게 되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모(46) 씨는 “이번 칠곡군의 전기공사 수의계약이 여러 언론에서 기사화 됐는데 이에 대한 공보계의 어설픈 대응에 군민들의 관심도 적지 않았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실제 연관검색어는 부정적인 것과 관련되는 경우가 많아서 공보계장의 검색어 형성이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얼마 전 가수 겸 방송인 정준영(30) 씨의 성관계 영상 불법 촬영·유포 사건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 12일, 카카오톡 등 소셜미디어에 여성 가수와 배우, 모델 등의 실명을 엉터리로 적은 소위 '정준영 리스트'가 퍼졌다. 
그러자 네티즌들이 포털 사이트에서 '정준영'과 함께 여성 연예인의 이름을 찾아봤다. 얼마 후 포털 사이트에서 '정준영'을 검색하면 여성 연예인들의 이름이 자동으로 뜨기 시작했다. 연관 검색어로 지정된 것이다. 대부분 연관검색어로 노출 되는 경우 좋지 않은 일로 네티즌들의 검색이 활발히 일어나며 검색어가 형성 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 때문에 연관 검색어 피해자들은 포털에 검색어 삭제 신고를 하기도 한다. 포털은 피해자가 연관 검색어 삭제 신고를 하면 자체 심의를 거쳐 삭제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거짓 정보가 빠르게 퍼지면서 당사자는 대응하기도 전에 평생 지우기 어려운 주홍글씨를 안고 살게 된다. 
이같이 특정인이 지정되는 연관 검색 노출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를 방치하는 포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알고리즘에 의해 검색어가 노출되는 형식이라 포털의 통제가 충분히 가능한 영역”이라며 “모니터링을 통해 이 같은 일로 피해를 입는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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