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정체성과 방향에 대한 고민 필요

칠곡세계인형음악극이 운영미숙으로 공연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해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 같은 행사 운영 미숙으로 인해 지역 내에서는 물론 공연계 안팎에서도 축제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칠곡군은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인형의 꿈, 환상속 여행’이란 주제로 ‘제8회 칠곡세계인형음악극 축제’를 개최했다. 이번 축제에는 세계 8개국 15개팀이 초청돼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행사 등이 마련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축제는 계획과 달리 출연진들의 보이콧 소동으로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공연 보이콧 소동은 24일 오후 1시 칠곡군교육문화회관 대공연장과 문화공간S 등 2곳에서 동시에 벌어졌다. 이날 외국 출연진들은 관객들 앞에서 "인형극 준비를 위해 가지고 들어온 도구가 많아 추가 항공수하물 비용이 발생했는데, 주최 측이 이를 인정 및 정산해주지 않는다"며 공연을 거부했다. 이로 인해 공연은 당초 시간보다 40분 가량이 늦게 열렸다.

출연진은 공연 당일 축제운영위원회 측에 문제를 제기했고 보이콧 의사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확인 결과 추가 항공수하물 비용이 발생한 외국팀은 5개팀으로, 비용은 모두 460만원 정도였다. 하지만 운영위원회가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출연진이 관객 앞에서 직접 보이콧을 하게 된 것. 

 

축제 홈페이지 캡쳐.

결국 이 같은 보이콧은 관객이 불편을 고스란히 떠안게됐다. 강효은(38) 씨는 “페이스북 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해 인형음악극 축제를 알게 돼 대전에서 아이들과 함께 내려왔는데 아이들에게 못 보여줄 것만 보여줘 안타깝다”며 “내실은 없이 온라인 홍보만 성공한 축제였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또 인형극에 관심이 많아 아이들과 함께 전국 인형극 축제를 찾아 다닌다는 조아은(34) 씨는 “사실 칠곡군에서 열리는 세계인형음악극 축제의 수준은 전국 평균 이하일 것"이라며 "세계라는 말이 무색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평가에 대해서 업계 안팎에서도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연업에 종하사는 A씨는 “칠곡군에서 열리는 세계인형음악극 축제라는 말만 들어도 뜬금없지 않냐”며 “칠곡군이 인형음악극과 어떤 관계가 있어서 세계인형음악극축제를 개최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칠곡 세계인형음악극축제추진위에서 주관을 한다고 하지만 사실 한 사람이 운영 하고 있다는 불만과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인형음악극축제를 중단하고 칠곡군의 정체성을 가진 새로운 축제를 발굴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칠곡군의회 한 의원은 “행사 진행에 실수는 있을 수 있는 부분이지만 칠곡군에서 왜 세계인형음악극 축제가 개최되고 있는지 행사의 정체성과 방향에 대해 진지한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칠곡군 관계자는 "출연진과의 소통이 잘 되지 않아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며 "이 후 행사는 모두 차질없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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