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기 전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

김현기 전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

김현기 전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이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면서 내년 총선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시작부터 ‘정통성’에 흠집이 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함께 입당을 신청한 다른 지역 총선 도전자의 입당이 보류되는 등 당내 입당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

김 전 실장은 지난 17일 한국당에 입당 신청을 냈다. 21일 열린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에서 김 전 실장의 입당이 결정났다. 하지만 같은 날 심사 대상에 올랐던 김장주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입당이 보류됐다.

입당이 보류된 김 전 부지사는 “42일 동안 조국 사퇴를 위해 1인 시위를 하는 등 자유한국당과 정치적 행보를 함께했다”며 “이번 심사 결과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김 전 부지사는 내년 총선에서 영천·청도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으로 이 지역에는 이만희 의원의 입김이 입당에 영향력이 클 수 밖에 없다.

결국 이번 입당심사에서 현역 의원이 있는 곳에 지원한 후보자들은 입당이 보류되고 현역의원이 없는 지역 출마를 노리는 김 전 실장의 입당이 허가되면서 ‘기준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 전 실장이 입당은 했지만 ‘과연 제대로 된 심사를 받은 것이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 정치 전문가는 “무주공산인 칠곡성주고령의 경우에는 김 전 실장이 뛰어들더라도 현역 의원들은 크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으니 입당을 허가해준 것”이라며 “김 전 실장의 능력이나 총선에서 승리 가능성, 지역을 위한 일꾼인지 등을 검토한 게 아니었던 셈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전 실장이 입당을 했지만 능력이 검증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김 전 실장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는 칠곡·성주·고령 지역 출마 예정자와 달리 지지세도 약해 입당에 대한 큰 견제 자체가 없었다는 후문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측 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이 칠곡성주고령 지역구에 마땅한 출마예상자가 없으니 아무나 일단 받고 보는 것"이라며 "김장주 부지사도 칠곡성주고령으로 주소를 옮기고 입당신청을 했으면 허락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칠곡군 지역 내에서는 김 전 실장 고향인 ‘성주’를 두고 칠곡군으로 주소를 이전한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입장이다. 한 주민은 “선거를 의식했으면 고향 민심부터 살피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며 “고향을 버리고 칠곡에 둥지를 튼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결국 정치적 입지가 그만큼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고향인 영천으로 이사해 표밭을 다지고 있는 김장주 전 부지사와도 대조되는 모습이라는 것. 정치계에서는 김 전 실장이 앞으로 칠곡은 물론 고향 내에서도 입지를 다지지 못하면 이번 입당 심사 결과에 대한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칠곡성주고령 지역은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 내 공천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라는 예상이 많다”며 “김 전 실장은 입당 심사에서부터 문제가 불거진 만큼 앞으로 거센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한편 김 전 실장은 성주군 용암면 출신으로 3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을 끝으로 30년 공직생활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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