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신청사 유치전 열기가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입지신청을 한 구군청간에 서로 헐뜯기와 비방 등을 넘어서 악의적인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는 오는 20~22일 2박3일간 시민참여단 합숙 평가를 진행한 뒤 22일 최종적으로 신청사 입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중구와 북구, 달서구, 달성군이 신청사 유치 신청을 제출한 가운데 북구청과 달서구청이 최근들어 ‘감정싸움’으로 변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전까지 자신들의 장점을 강조하면서 유치 당위성을 주장해왔던 두 구청이 상대편에 대한 비판으로 방향을 전환했다는 이야기가 지역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북구의 경우 지난달 한 북구민이 도청이전 터에 대해서 신청사 유치를 반대한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넣었다. 청원인은 “경북도청을 대구시청으로 바꾸는 것은 결코 창조경제가 아니다”라며 “경북도청 터는 대구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정부가 주도해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북구청은 “북구 주민인지 의심스럽다”며 “우리 구를 비판하기 위해 국민청원을 이용한 것으로 다분히 의도되고 악의적인 행위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구청에서는 이번 청원글이 경쟁 구군에서 작성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청원글이 단순히 한 구민이 썼다기 보다는 경북도청 터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하는 등 자료를 면밀히 가지고 분석한 것 같다는 이유다. 
실제 청원글에는 ‘경북도청 터는 과거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 경제를 살리는 곳을 바꿔놓겠다고 했다’, ‘경북도청 터는 국가 소유’, ‘경북도청 터를 정부가 ‘문화·기술·경제 융합혁 도시 혁신지구’로 개발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배광식 북구청장이 고민을 제대로 하지 않고 헛된 일에 혈세를 낭비하려 한다”고 저격하기도 했다.
특히 북구청 안팎에서는 ‘달서구청’을 가장 의심하고 있다. 옛 두류정수장을 적극 어필하고 있는 달서구청이 라이벌로 여기는 북구의 경북도청 터를 가지고 딴지를 걸고 있다는 것.

 

여기에 더해 달서구청도 최근 북구청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가지고 있다. 달서구 역시 최근 한 매체가 보도한 두류공원정수장의 ‘물의 공원 조성’ 관련 뉴스로 인해 의도치 않게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 매체는 “대구시가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을 ‘물의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검토했다”는 보도를 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한국물기술인증원 개소 등으로 조성된 물의도시 이미지를 계속 이어가기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로 ‘물의 도시’ 건립 아이디어가 언급됐고 그 후보지로 두류정수장 터가 유력하다는 것. 
기사에는 “두류정수장의 기존 시설물들을 활용해 기념관과 박물관 등을 만들고 국내 최대 규모의 음악분수를 설치해 ‘물의 도시’ 대구를 크게 홍보할 수 있다는게 대구시의 생각이다”고 언급돼 있다. 

한 매체가 보도한 두류정수장 이용 관련 기사(홈페이지 캡쳐)

이 같은 기사가 보도되자 달서구청은 당혹해하며 곧바로 대구시 등에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해당 매체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되던 기사는 얼마지나지 않아 사라졌지만 다른 매체로도 흘러가는 등 인터넷 상에 확산도 됐다. 
이에 대해서 달서구청은 북구청을 ‘악의적 보도’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달서구 관계자는 “북구쪽에서 사소한 일에 대해서도 추진위에 민원을 넣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더구나 이번 물의 공원 건은 대구시에 확인해도 사실무근이라고 하는데 이런 기사가 나왔다는 것이 다른 구에서 일부러 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사에 달서구 주민이 두류정수장에 신청사 건립을 반대하는 내용의 인터뷰가 있다는 점에서 북구청이 겪은 ‘국민청원’과 유사한 방식으로 달서구를 일부러 저격하고 있다는 게 달서구청 안팎의 분석이다. 
이 같은 두 구청의 난타전에 대해서 한 도시공학 전문가는 “후보 입지들에 대한 반대의견, 지적이 자신들의 장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된다. 페어플레이를 하고 입지 선정은 위원회의 방식을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청사를 건립하는 일은 단순한 요소로 선정하기 어렵지만 대구시신청사 입지 선정에 있어서 북구와 달서구가 밀고 있는 각 입지는 여러 가지 견해로 봤을 때 ‘최고의 입지’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교통정체와 불편, 대구 상징성, 향후 입지의 개발 가능성 등을 보면 두 곳의 입지는 신청사보다 새로운 사업을 통한 개발과 주변 여건 개발이 대구 경제에는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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