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2명당 1명의 직원이 의전", 해외 출장 편의 위해 세금 낭비

 

전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외유성 ‘깜깜이 출장’을 강행한 칠곡군의회 의원들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특히 불필요한 의회사무국 직원이 ‘의전’을 이유로 출장에 동행한 것으로 드러나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다. 

이재호 칠곡군의회 의장과 한향숙 부의장 등 총 8명의 군의회 의원은 지난 29일 인천공항을 통해 호주 시드니로 출국했다. 이들은 ‘선진 행정복지·산업건설 정책 벤치마킹’이라는 명목아래 8박10일의 장기간 출장을 떠났다. 

호주 시드니와 뉴질랜드 퀸즈타운, 오클랜드, 로토루아 등 지역에서 총 13곳을 방문하는 일정이지만 현지인과 해외 관광전문가 등은 군의원의 일정 대부분이 현지 관광지로 ‘외유성 출장’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의원의 출장에 불필요한 의회사무국 직원이 동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군의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출장계획서 등에 따르면 이번 출장에는 박찬식 의회사무국장을 비롯해 총 4명의 직원이 동행한다. 15명의 사무국 직원 중 3분의 1에 가까운 4명이 10일간 자리를 비우게 되는 것이다. 출장을 떠나는 2명의 의원 당 1명의 사무국 직원이 ‘의전’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박찬식 사무국장은 해외출장을 떠나기 전 “의원의 수가 있다 보니 의전을 위해서 직원의 숫자가 4명이 된 것”이라며 “의원 인원에 따른 특정한 의전 숫자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 ‘의전’을 맡는 직원 중에는 ‘운전7급’의 A 주무관도 포함됐다. 한 주민은 “해외 출장지에서 차량을 렌트해 운전을 하는 것이냐”며 “관광지로 가득채운 일정에 운전기사까지 동행 시켜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또 이번 출장의 계획 및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 ‘의회 기본운영 계획 수립과 조정’, ‘본회의 시나리오, 개회사 작성과 회의진행’이 업무인 B 직원도 출장길에 동행한다. 

반면 ‘대내·외 행사시 의전 및 의장 수행’, ‘의원·직원연수’ 등이 담당업무인 직원들은 이번 해외 출장자 명단에서 빠졌다.  

이번 출장을 통해 칠곡군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목적을 계획서에 밝혔지만 정작 의원을 수행할 직원까지 과도하게 출장길에 동행시켜 세금을 낭비시켰다. 4명의 직원의 출장 경비는 총 1천626만8천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1천555만원이 지원금으로 나갔다. 1인당 388만7천500원의 세금이 들어간 셈이다. 

칠곡군민은 “군을 위해서 일을 하려면 해외 출장길에 ‘의전’을 바라지 말고 직접 현지에서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아니냐”며 “관광 일정에 과도한 의전용 직원까지 동행하는데 어느 누가 업무를 위한 해외 출장이라고 여기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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