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팬 '아미' 중국, 일본, 홍콩, 대만 등에서 올 경우 방역망 비상
-공연 전문가 "한명의 확진자만으로 모든 것이 재앙이 될 수 있어"

대구시는 오는 8일 'K-팝 슈퍼콘서트'를 강행하기로 했다.(사진=대구시 제공)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대구시도 알고 있을 겁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가 3월 8일 수성구 대구스타디움에서 BTS(방탄소년단) 등 인기 아이돌그룹이 대거 참가하는 ‘K-팝 슈퍼콘서트’를 강행하기로 해 각종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중국과 홍콩 등 해외에서만 수천 명의 팬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코로나19 방역망이 구멍이 뚫릴 수 있기 때문.

대구시는 오는 8일 2020대구·경북 관광의 해 홍보와 2021 세계가스총회 성공 기원을 위해 아이돌그룹이 대거 참가하는 대규모 ‘K-팝 슈퍼콘서트’를 개최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가 대규모 인원이 한 곳에 몰리는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지만 대구시는 ‘K-팝 슈퍼콘서트’를 일정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시는 방역을 철저히 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공연장으로 입장하는 모든 팬에게 마스크를 일일이 제공하고 손 세정제 1천여 개를 비치하고 열화상카메라 20대 이상을 입장권 배부처와 입구에 이중으로 설치할 것”이라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좌석 실명제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또 공연 당일 격리 공간 3곳을 따로 만들어 전문의료진 20명 이상, 구급차 6대도 배치하고 공연장 동선마다 자가검진센터를 구축해 고열 등 이상이 있는 팬들은 출입을 금지하도록 할 방침이다.  

대구시가 방역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연전문가 및 방역전문가들은 이번 콘서트가 대구시에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아직까지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대구 시민과 경북도민만이 콘서트를 관람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는 물론 코로나19의 발생지인 중국은 물론 확진자가 계속 증가 중인 일본과 홍콩, 대만 등 아시아지역에서 수천 명에 달하는 팬들이 이번 콘서트를 보기 위해서 대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적인 스타인 BTS의 경우 팬클럽인 ‘아미’는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초대형 집단이다. 

여행업계 측은 “공연 참석을 위해 비행기 티켓 구입을 확정한 아미 숫자를 4천500명으로 추산된다”며 “추후 입국자까지 포함하면 해외 팬만 8천명 이상이 대구를 찾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공연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을 하는 팬들 가운데 확진자가 나올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 

한 관계자는 “8일 공연에 참석 가능성이 높은 해외 아미 중 대부분이 중국과 대만, 태국, 싱가포르, 홍콩 등 여행 자제를 권고한 지역일 것”이라며 “이들 모두를 대구시가 과연 일일이 검사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실제 중국에서 증상을 숨기고 축제에 참여한 코로나19 확진자로 인해 4천여 명이 코로나 검사를 받기도 했다. 국내에 확진자가 2명의 경우도 중국 지역이 아닌 싱가포르의 컨퍼런스에 참가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대구시의 콘서트 강행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대구 지역 자영업자들은 국내 코로나 사태가 이제야 조금 진정되고 있는데 대규모 콘서트를 진행하면 온갖 우려가 다시 나오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사람들이 밖으로 나돌아 다니지 않아 매출이 반 토막이 났다”며 “콘서트로 사람들이 많이 올 것 같지만 아이돌 팬들만 모일 뿐 이다. 그리고 수만 명의 관람객 가운데 확진자가 없을 것이라고 누가 보장을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장 국내 입국하는 외국인 팬들이 해열제 등을 복용한 뒤 자신의 증상을 숨길 경우 대구시가 알아낼 방법이 없다. 또 한정된 공연장 공간 내에서 좌석간의 거리를 넓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 시민은 “공연장을 찾는 3만 명에게 일일이 마스크를 나눠줄 여력이 있으면 마스크 못 구해 힘들어하는 대구시민에게나 좀 나눠줘라”며 “시민들의 혈세를 쓰면서 ‘안전’에 대해서 확신을 주지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권영진 시장이 자신의 치적을 쌓아올리는데 에만 신경 쓰고 있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덧붙였다. 

한 공연 전문가도 “세계적인 BTS를 볼 수 있다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팬과 가수의 ‘안전’에 대한 진중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방역에 조그만 구멍이 뚫려서 확진자가 단 한명이라도 나온다면 대구시는 물론이거니와 공연을 진행한 가수들에게도 피해를 주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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