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메세지 통해 '홈페이지 가보라'고 알려 홈페이지 접속마비
-SNS 대응도 미숙

24일 첫 확진자가 나온 칠곡군이 3일만에 경북 지역에서 네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지역이 됐다. 이러한 가운데 칠곡군청이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정보를 군민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18일 대구 지역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뒤 일주일 가까이 칠곡군에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청도와 포항, 경산, 구미 등 다른 지역에서 확진자 숫자가 늘어났지만 칠곡군은 ‘청정지역’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24일 오후 칠곡 밀알사랑의집에 입소자 가운데 코로나 확진자가 처음 발생했다. 1명의 확진자였지만 여러명이 거주하는 시설 내에서의 확진자 발생이 알려지면서 청도 대남병원과 같은 집단 발병에 대한 우려가 일어났다. 

이런 가운데 곧바로 밀알사랑의집에서 추가 확진자가 같은날 발생했다. 27일 오전 경북도의 집계기준에 따르면 칠곡에는 총 2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경북 지역 가운데 청도(118명), 경산(79명), 의성(29명)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첫 환자 발생 이후부터 칠곡군이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동선 공개에 꼬박 3일이 걸렸기 때문이다. 칠곡군의 첫 동선 발표는 26일 오후 6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게다가 첫 동선 발표는 칠곡군 홈페이지나 문자메세지가 아닌 SNS였다. 군이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동선을 공개했던 것.

칠곡군 지역 내에서 SNS 사용자가 많지 않다는 것에서 초기 정보 전달에 실패했다. 해당 페이지의 팔로워는 27일 오전 기준 3천30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 인구 10만명이 넘는 칠곡군의 규모를 고려할 때 온라인 상의 공개는 정보의 확산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아닌 것이다.

한 전문가는 “SNS가 정보의 확산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최초 정보 생성이후 급속한 확산을 위한 조건은 이 정보를 동시에 접하는 이들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팔로워가 많은 ‘인플루언서’가 온라인 상에서 정보의 확산에 도움을 주지만 칠곡군과 같은 팔로워가 낮은 페이스북 페이지는 정보 확산에는 별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민의 평균 나이 등을 고려했을 때 홈페이지 게시와 함께 메시지를 통한 주요 동선 공개가 우선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다른 경북 지역은 지역민에게 메시지로 긴급한 동선을 전송했다. 이후 정보 분산을 위해 SNS 등을 통해서 동선을 공개하고 있다. 

반면 칠곡군은 메시지를 전송하면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과 함께 동선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라고만 알렸다. 

두 번째 사태는 여기에서 발생했다. 순식간에 사람들이 칠곡군 홈페이지로 접속을 하면서 트래픽이 몰려 서버 마비가 온 것. 결국 확실한 동선을 확인하기 위해서 칠곡군민들은 몇시간 동안 불안에 떨어야 했다. 

한 군민은 “차라리 이럴거면 첫 확진자 발생때부터 차근차근하게 정보를 공개하면서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막았어야 했다”며 “어제(26일)는 집에서 하루종일 칠곡 확진자 동선을 찾는데 시간을 보낸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NS 상에 게시한 글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SNS에는 보기 쉬운 이미지 형태로 제가공해 정보의 확산을 일으키지만 칠곡군은 단순히 표를 게시하는 것에 그쳤던 것. 이 때문에 홈페이지보다 일찍 게시글을 올리려는 단순한 의도라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게시글에는 “너무 성의 없는 경로확인이다”, “아무 의미 없는 동선을 왜 올렸냐”, “구미랑 비교된다”는 비판 댓글이 달렸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칠곡군 측은 “확진자 한꺼번에 많이 생겨서 문자로 동선을 일일이 알리기에는 양이 너무 많았다”며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이를 알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는데 이렇게 서버가 다운될지 몰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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