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 반대 주민 찾았던 당시 황교안 총리 달걀 세례 당해
-삭발과 혈서 등으로 '사드배치 반대' 외쳤던 김 전 군수

김항곤 전 성주군수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의 과거 '악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성주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김항곤 전 군수(왼쪽), 성주군청 방문 당시 달걀 세례를 맞는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가운데), 군민들과 몸싸움 중인 황 총리(오른쪽).

김항곤 전 성주군수가 고령성주칠곡 지역 미래통합당 총선 경선후보에 오르면서 황교안 당 대표와의 ‘과거’가 재조명 받고 있다. 

사드배치를 두고 성주군과 정부가 대치하던 2016년 당시 황 대표는 국무총리로서 성주군을 방문했다가 곤혹을 치른 바 있었기 때문이다. 

김 전 군수는 성주의 사드배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다. 정부와 국방부가 사드배치 지역으로 성주를 검토하면서부터 지역민과 함께 ‘사드 배치 반대’를 외쳤다. 그는 삭발과 혈서까지 쓰며 사드 배치를 반대했었다. 

여기에서 황 대표와의 악연이 일어났다. 지난 2016년 7월 15일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는 성주군청을 방문했다.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황 대표는 주민들로부터 계란과 물병 세례를 맞고 미니버스 안에 갇힌 채 6시간 30분 동안 오도 가도 못하는 수난을 당했다. 주민들과의 몸싸움에 윗도리도 빼앗겨 휴대전화와 수첩을 한때 분실하기도 했다. 

국무총리로서 가장 큰 수모를 겪은 셈이다. 

한 정치 전문가는 “당시 황 대표는 받을 수 있는 모욕을 모두 받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때의 상황을 황 대표가 기억하고 있다면 김 전 군수에 대한 이미지가 당연히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수로서 반대의 입장이었던 점에서 황 대표의 계란세례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2016년 8월 22일 김항곤 당시 성주군수는 ‘제3의 부지’에 사드를 배치해 달라고 국방부에 공식 요청했다. 반대에서 조금 입장이 바뀌었다. 지역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당시 김 전 군수는 자신 의견에 반대하는 군민들은 기자회견장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 전 군수와 황 대표의 악연은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대통령 직무대행을 하던 탄핵 정국에서도 이어졌다. 국내로 들어온 사드 장비 일부가 성주골프장에 기습 배치된 것. 이 결정을 내린 이가 바로 황 대표다. 당시 황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3월 10일 파면되고 대통령 직무대행을 하고 있었다.

성주군은 사드 배치로 인해 지역 내에서도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은 물론 참외 농사 등에서 알게 모르게 피해를 입기도 했다. 그만큼의 ‘상처’가 있다. 김 전 군수로서는 이 같은 ‘사드 배치 사태’에서 황 대표와의 악연이 경선에서 어떤 영향을 끼칠지 미지수다. 

한 관계자는 “김 전 군수가 2018년 지방 선거에서 3선 불출마를 선언한 여러 이유 중 ‘사드 배치’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며 “총선에서는 고령과 칠곡 등 다른 지역구가 함께 하지만 성주 지역 내에서의 민심은 사드 배치로 인해 김 전 군수에 대한 비판이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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