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에 불만을 품고 탈당한 배신자가 이제는 당 중진 의원의 입장을 난처하게 하는 ‘중상모략’까지 하고 있습니다.”

고령칠곡성주 지역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현기 후보에 대해 미래통합당 내에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공천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복당 카드’를 꺼내며 선거운동을 펼쳐 정당한 당 후보자와 날을 세운 것으로도 모자라 당 소속 현역 의원이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꺼내는 등 계속적으로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어서다.

김 후보는 8일 TV 공개 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장세호 후보가 “당선되면 미래통합당에 복당할 것이냐”고 질문을 하자 “반드시 복당할 것이다”고 답했다. 이어 김 후보는 “중앙당에서도 이번 공천이 잘못됐기 때문에 다시 살아온다면 받아줄 뿐만 아니라 함께 힘을 모으자고 말씀해주셨다”며 “유기준 의원 등 통합당 내에서 직접 연락해 격려도 해줬다”고 발언했다.

생방송 토론 중 그대로 나간 김 후보의 발언으로 인해 통합당 유기준 의원은 되레 입장이 난처해졌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김 후보가 내뱉은 말에 대해 한 언론사에서 사실 확인도 없이 기사를 내보냈기 때문이다.

이날 시사포커스는 <유기준, 무소속 정태옥·김현기 격려...“통합당 공천은 사천” 직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마치 유 의원이 당의 공천이 잘못됐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들이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식으로 내비춰 질 수 있는 기사였다.

기사를 접한 유 의원은 “해당 언론사는 나와 전화 한통도 없이 김 후보자의 토론회 말만 듣고 기사화 해버렸다”며 “바로 언론사에 항의해 사실과 다르니 기사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의 항의를 받은 언론사는 해당 기사를 바로 삭제했다.

하지만 유 의원은 김 후보가 선거 운동 기간 동안 계속적으로 통합당의 이미지를 떨어뜨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유 의원은 “주변에서 김현기 후보에게 사실과 다른 이야기는 하지 말고 통합당에 위해를 가하지 말라고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요청이 들어오더라”며 “이를 바로 잡고자 김 후보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당이 어떻게 정식 후보를 두고 탈당한 무소속 후보를 지지할 수 있겠느냐, 계속적으로 허무맹랑하고 근거없는 소문을 김 후보 측에서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칠곡성주고령 지역 미래통합당원 사이에서도 김 후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당원은 “근거도 없이 중진 의원의 입장을 난처하게 하고 있으면서 ‘복당’을 이야기하는 모습에 큰 실망을 느꼈다”며 “선거에서 이기려는 욕심에 통합당 이미지를 다 망쳐놓고 있는데 누가 김 후보의 복당 카드를 믿겠느냐”고 비판했다.

앞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자에 대해서 ‘당헌·당규’를 개정해서라도 복당을 불허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김 후보의 경우 단순히 무소속 출마뿐 아니라 당 소속 현역 중진에 대한 이미지 실추로 인해 당에 가한 위해 상황이 결코 가볍지 않다.

성주군 선남면의 한 통합당원은 “이런식으로 김 후보가 계속해 현역 의원의 명예를 떨어뜨리고 당을 위해한다면 ‘명예훼손’이라든지 법적인 조치에 대해서 진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