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주민 신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폐기물은 처리되지 않고 있어, 칠곡군 "행정조치 내린 상황"

경북 의성군과 성주군의 ‘쓰레기 산’에서 화재가 잇따르면서 불법폐기물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칠곡군(군수 백선기)에서도 불법폐기물이 발견됐다. 인근 주민들이 불법폐기물의 확산을 우려해 일찍 군에 신고했지만 행정처리가 이뤄지기까지의 시간이 더디기만 하다. 
지난달 25일 칠곡군 왜관읍 매원리의 한 야산 앞. 2m가 넘는 높은 펜스 위로 폐기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서자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펜스와 바닥 틈으로 가구 내장재로 쓰인 솜에서부터 폐비닐과 플라스틱 등 온갖 쓰레기들이 보였다. 폐기물을 불법으로 적치한 곳이다. 
인근에 사는 A씨는 “요즘 폐기물에서 화재도 일어나 위험하다는데 불법 폐기물이 여기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외진 곳이라고 마음대로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칠곡군 왜관읍 매원리의 한 야산 입구에 불법 폐기물이 놓여있다. (사진=기획취재팀)

환경부가 집계한 전국 자치단체의 쓰레기 더비의 양은 120만톤에 이른다 이 중 경북 지역에만 10%가 넘는 28만6천톤이 있다. 특히 경북 의성군 단밀면의 한 폐기물 처리장은 17만3천여톤의 거대한 폐기물 더비가 산처럼 쌓여있어서 전국은 물론 해외에까지 기사로 전해졌을 정도다. 
칠곡군 역시 불법 폐기물 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매원리의 불법 폐기물은 지난 1월 군민이 군청에 신고했지만 2달이 지나도록 폐기물의 모습은 그대로이다. 군 관계자는 “현장을 확인하고 불법 폐기물을 쌓아둔 사람에게 행정조치명령을 내렸다”며 “행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더욱 강력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의 행정조치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지금껏 불법 폐기물들이 제때 처리하지 않고 방치하면서 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폐기물 처리업체가 행정조치에 불복하는 경우가 많아 지자체가 선뜻 해결하기도 어려운 것. 
의성군의 쓰레기 산의 경우 군이 20여차례 행정조치와 고발 등의 대응에 나섰지만 폐기물을 계속 늘어났다. 결국 폐기물업자는 검찰에 구속됐다. 
특히 매원리의 폐기물 야적장은 땅 주인으로부터 임차한 사람이 불법적으로 폐기물을 쌓아둔 것으로 파악됐다. 임차인과 임대인이 서로 책임을 미루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 결국 폐기물 처리가 미뤄질수록 주민들의 고통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칠곡 주민들은 불법 폐기물에서 나오는 악취로 고통 받는 것은 물론 ‘화재’로 이어지게 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대부분 폐기물 적재장소가 야산을 끼고 있어 작은 불씨에도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 한 주민은 “펜스와 철조망으로 외부로부터 시선은 차단해놓고 사람이 관리를 하고 있지도 않아 화재가 일어나면 우리들이 먼저 알아내고 신고해야 할 판”이라며 “소방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고, CCTV가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마음 편하게 잠을 자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은 “인근에 고속철도도 지나고 있어 폐기물 야적장에 화재가 나면 더 큰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칠곡군은 “계속적으로 불법 폐기물 처리 상황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다”며 “기간 안에 폐기물을 치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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