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넘어 글로벌 축제로 키워나가야"

“작년에 최대의 성과를 올렸다면 올해 주민과 참석자들의 눈높이는 더 높아져 있을 것입니다. 안일한 생각으로 비슷한 축제를 고려해선 안됩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지난달 울릉군에서 열린 일주도로에서 ‘제7회 낙동강세계평화대축전’(이하 낙동강대축전)의 흥행을 위해 이색홍보에 나섰다. 지난해 최대 성과를 올린 낙동강대축전이었던 만큼 올해 흥행 대박을 이어가기 위한 움직임이다. 
대박흥행을 기원하는 백 군수의 바람과 달리 지역과 행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프로그램과 ‘혁신’을 시도해야 지난해를 뛰어넘는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수년간 비슷한 프로그램과 유사한 방식의 행사 진행으로는 축제의 위상을 높이기 어렵다는 것. 
칠곡군 석적읍에 거주하는 주민 조모(52) 씨는 “지난해 방문객이 32만명이라고 하는데 칠곡 지역 내에서는 낙동강을 지나는 고속열차 속 승객까지 합한 수라는 우스갯소리도 돌았다”며 “방문객이 많았다고 만족하기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계속적으로 칠곡군과 호국평화를 이어줄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실제 페이스북 ‘낙동강세계평화대축전’ 공식 페이지에는 지난해 10월 16일 이후 게시물이 전무한 상황이다. 축제 이후 칠곡의 성과를 공유하고 호국평화 이미지를 굳건히 하려는 시도가 없었다는 것. 
무엇보다 아이에서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계층의 참여를 이끌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순심고등학교에 다니는 이모(17) 군은 “사실 다른 지역에서 보면 칠곡은 ‘시골’ 수준이다. 이런 곳에 정말 글로벌급 아이돌을 섭외한다면 지역의 청소년들에게는 칠곡에 사는게 정말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며 “하지만 지난 수년간 축제를 보면 섭외가 쉽고, 돈이 적게드는 연예인만 불러 떼우기 식으로 한 것 같다는 느낌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호국평화라는 의미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세대와의 공감이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주민들도 수년간 진행한 축제이지만 이를 아우를 대표 프로그램이나 행사가 없다고 아쉬워하고 있다. 한 주민은 “대구에서 하는 ‘형형색색 달구벌 관등놀이’의 축제는 ‘풍등날리기’라는 대표적인 행사가 있어서 전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이를 구경하러 오는 것을 보라. ‘풍등’을 들으면 사람들은 ‘대구’를 생각한다”며 “칠곡군도 다른 지역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프로그램, 평화와 호국의 의미를 살리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나 행사를 고안해 ‘낙동강세계평화대축전’과 함께 딱 떠올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프로그램 내에서도 비슷비슷한 내용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 행사 전문가는 “지난해 전체 프로그램 요약을 보면 ‘낙동강 평화놀이터’와 ‘낙동강 호국놀이터’를 구분해놨는데 아이들이 즐기는 오락프로그램은 넣어놓은 것 말고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칠곡 인문학 체험관’이 평화를 보고 느끼는 여정이라고 소개해놨는데 무슨 연관이 있느냐, 이름만 번지르하게 붙여놓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선하다거나 진정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안든다”고 지적했다. 
칠곡군 안팎에서 이처럼 낙동강대축전에서 새로운 시도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배경에는 수년째 같은 회사가 축제 진행을 맡아오고 있어서라는 평가가 강하다. 지역 축제이지만 전국은 물론 해외를 상대로 칠곡을 알리고 호국과 평화 의미를 높이기 위한 역량과 네트워크가 부족할 수 있다는 것.  낙동강대축전 추진위원회 한 관계자는 "내가 알기로 수년째 한 회사가 행사를 독점하듯 진행해오고 있다"며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특정공무원과 유착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는 말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축제 입찰에 참가해본 한 방송사 관계자는 “행사를 이어오고 있는 특정업체의 세가 칠곡 지역에서 너무 강했다. 올해도 입찰을 고려했지만 부담스럽다”며 “칠곡군이 축제의 내실을 높이고 글로벌화하는 대표축제로 만들고자 한다면 새로운 시도와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 회사에 대해서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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