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고 맛있는 새싹채소들을 사시사철 재배하고 싶어요, 제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성과를 주변사람과 나누면 좋겠습니다.”
경북 봉화에 자리한 ‘멋쟁이 농장’ 정을진 대표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애드워드 정’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중국 등 전세계를 상대로 의류제조업과 무역업을 하는 성공한 사업가였던 것. 한때 연매출 200억원에 달했던 회사를 운영했던 그지만 지금은 새싹채소를 키우는 성실한 농부로 살고 있다. 
1955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정 대표는 3남3녀 중 장남으로서 힘겨운 젊은 시절을 보냈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서울의 유명대학을 대학을 합격하고도 공부를 하지 못하고 21살의 나이로 방직공장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타고난 성실성과 뛰어난 마케팅능력으로 1984년 불과 30살의 나이로 미국에 의류회사를 설립하고 LA, 뉴욕, 중국 등을 무대로 의류제조와 무역업을 통해 크게 성공, 미국의 유명 백화점중 하나인 포맨밀스와 제시페니 백화점의 바잉컨설턴트로도 활약하게됐다. 
그는 “한때 연매출 2천만불을 넘기도 했다”며 “당시 미국 한인사회에서는 나름 성공한 사업가로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잘나가던 비즈니스맨은 은퇴 이후 꿈을 위해 3년전 봉화에 정착했다. 평생을 해외를 떠돌며 사업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과의 비즈니스 관계에서 너무 지쳤고 예전부터 은퇴 후 꿈이 고향 근처에서 농사를 짓고 싶었기 때문이다.
봉화에서 정 대표가 선택한 것은 ‘새싹채소’다. 그는 “사업을 하면서 가졌던 열정과 노하우를 국민들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새싹채소 농사에 바치기로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다른 안목과 경험의 정 대표는 농사에서도 ‘차별화’를 앞세운다. 현재 정 대표는 기존 상품과는 다른 새싹삼을 재배하고 있다. 멋쟁이 농장 측은 “새싹삼도 역시 인삼이라 주요성분은 사포닌이다. 그러나 새싹삼의 특성상 뿌리보단 잎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오랜 연구 끝에 미네랄과 천연효소를 물에 녹여 엽면시비 방식으로 영양분을 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그는 “우리 새싹삼은 총 13가지 사포닌 함량이 그람당 48.06mg으로 일반 새싹삼의 2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자신이 개발한 새싹삼이 봉화의 천연조건을 만나 더욱 가치가 높아진다고 했다. 
“봉화는 전국에서 일교차가 가장 크고 지하 200미터에서 올라오는 천연암반수가 있어서 건강식품을 재배하기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청정지역입니다” 
정 대표는 봉화의 조건 덕분에 무농약 새싹삼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새싹삼은 현재 전국 20여곳의 대형 식당에 판매되고 있다. 새싹삼의 경우 신선도를 유지하는 보존기간이 매우 중요한데 멋쟁이농장의 새싹삼은 약 보름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경쟁력이 우수한 새싹삼이지만 정 대표의 농사일은 쉽지 않았다. 약 2년의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쳐 효능이 탁월한 새싹삼 재배에 성공했지만 판로개척이 힘들었던 것. 특히 최근 대량생산된 새싹삼들이 헐값에 유통되면서 상품의 이미지도 크게 훼손ehoTe. 
이 같은 부분을 보면서 정 대표는 한국의 농업자원정책에 대해 아쉬운 점을 토로했다. 그는 “5년전부터 미국, 독일, 네델란드 등을 돌면서 농업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다”며 “선진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농업지원책은 많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선진국은 개인이 먼저 농사를 시작하고 일정한 성과가 나타나면 정부가 정밀한 현장조사를 통해 본격적인 지원을 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순서가 반대라는 것.
정 대표가 3년간 정부지원금 없이 개인적으로 약 10억 원을 들여 농장을 마련하고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했지만 본격 판매에 나서려는 순간 정작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지금이야 말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데 관에서는 정작 해줄게 없다고 하더라구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정 대표는 현재 당뇨채소, 항암채소, 성장채소 등의 특수채소 생신연구에 한창이다. 그는 미국에 있을 때 시간만 나면 캘리포니아 테라스 지역의 수경재배 농장에 들러서 농사를 배웠다.
연구에만 집중하고 싶지만 생산과 판매를 모두 처리해야 하는 우리나라 농업 구조 현실에서 정 대표는 또 한번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그는 새 상품 연구를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그가 꿈꾸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셀레늄, 유기게르마늄 등을 함유한 새로운 상품을 연구 중이다”라며 “곰취, 잔대 등 몸에 좋고 맛있는 새싹채소들을 사시사철 재배해 배급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성과를 주변사람들과 나누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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