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로부터 워터파크 조건부허가를 받자 호텔 건설 카드도 만지작

최근 이월드가 대구시로부터 ‘조건부’로 워터파크 건설 승인을 받으면서 ‘호텔’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업계는 모기업인 이랜드그룹이 자금난 해소를 위해 워터파크와 호텔을 통해 이월드의 몸값을 키워 팔려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이월드와 대구시 등에 따르면 최근 시는 이월드의 워터파크 건설에 대해서 조건부로 허가했다. 워터파크 면적을 줄이는 등 일부 설계에 대해서 변경을 요구한 것. 이월드 관계자는 “이번 조건부허가를 바탕으로 다시 워터파크 설계를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이월드는 대구 도심에 워터파크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주차장 부지에 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만들겠다는 소식에 상장사인 이월드의 주가가 급격히 뛰었다. 하지만 주차장 부지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소음과 교통정체 등을 이유로 반대해왔다.
처음 계획했던 조성 시기는 2017년이었지만 착공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설계완료도 끝내지 못해 워터파크는 꿈처럼 여겨졌다. 그러던 중 대구시의 조건부 허가가 났지만 당장 워터파크 조성에 대해 이월드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대신 워터파크가 허가에 이어 공원 내 빈 땅에 ‘호텔 건설’이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월드가 대구시와 달서구청의 눈치를 보면서 지역문화활동에 동참하는 것이 이 같은 신사업 진행을 위한 ‘허가’를 고려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고 말했다. 
겉으로 보기에 이월드의 호텔사업은 대형테마파크와 워터파크의 결합에 이은 시너지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워터파크와 호텔 건설에 필요한 수백억원의 자금을 당장 마련할 길이 없는 상황이다. 앞서 이월드는 워터파크 조성 발표 당시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해 뚜렷하게 밝히지 못했다. 이어 2015년부터 신규 놀이기구를 도입하면서 상당한 자금을 사용했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모기업인 이랜드그룹의 쥬얼리 사업부 인수를 위해 특수목적회사(SPC) ‘엠알아이제일차’로부터 2천200억원을 투자유치했다. 이 투자금은 고스란히 쥬얼리 사업부 인수금액으로 사용됐다. 모기업에 현금을 갖다 바치기 위한 일을 한 셈이다. 
반면 테마파크와는 크게 관련이 없는 쥬얼리 사업부 인수로 이월드는 투자금의 절반인 1천10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이율이 10.91%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만기가 30년이어서 영구 CB인 듯 보이지만 이율이 높다”며 “쥬얼리 사업이 매출을 올린다고 하지만 이월드가 본래 테마파크 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사업을 위해서 이자를 부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결국 이월드가 자금을 확보할 방안이 녹록치 않아 이랜드그룹이 워터파크와 호텔건설 계획으로 몸값을 키운 뒤 팔아넘기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최근 자금압박을 겪어오면서 쥬얼리 사업부를 이월드에 매각한 바 있기 때문에 이제는 이월드 매각이라는 빅딜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완성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것.
이에 대해 이월드 관계자는 “워터파크 조성을 위한 자금은 일찍부터 마련돼 있었다. 호텔의 경우 내부적인 것이어서 밝히기 곤란하다”며 “이월드 매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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