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기 칠곡군수 출마 요구 다시금 불붙어

“내년 선거에서 만큼은 칠곡군의 인물이 당선돼야 합니다.”

김현기 전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이 칠곡군에 터를 잡고서 내년 총선 준비에 나섰지만 칠곡군민의 시선은 따갑다. 자유한국당 입당 과정에서의 잡음과 함께 고향인 성주군을 두고 칠곡군으로 온 모습이 오히려 불편하다는 것.
김 전 실장은 지난 29일 칠곡군에서 쓰러진 벼를 바로 세우는 나눔 릴레이행사를 벌였다. 김 전 실장은 이 자리에서 “30년 공직 경험을 살려 칠곡·성주·고령에 미래 농업의 비전을 제시하겠다”며 “억대 농가가 많이 배출돼 부자농촌으로 거듭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김 전 실장의 ‘퍼포먼스’에 대해서 칠곡군민들은 ‘현실을 모르고 있다’는 반응이다. 석적읍의 김모(42) 씨는 “당연히 농업이 잘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칠곡군민의 상당수는 구미 등 산업지역에서 일하는 젊은층도 있다”며 “농촌이 잘 되려면 젊은 농민의 수혈이 필요하고 인구정책 등 다양한 여건이 합쳐져야 하는데 그런 대안도 없이 말만 내뱉었다”고 비판했다. 

김현기(우) 전 행정한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의 칠곡군 표밭 다지기에 백선기(좌) 칠곡군수 지지자들의 출마요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군민들은 고향이 성주를 두고 김 전 실장이 칠곡군에서 활동하는 것이 못마땅한 눈치다. 성주가 고향인 김 전 실장이 고향을 뒤로하고 칠곡군에서 표밭 관리에 나서는 모습에 대해서 오히려 반감을 느끼고 있는 것. 김진성 씨는 “자기 고향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무조건 공천을 받기 위해 칠곡군을 돌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순서를 제대로 알고 진행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 전 실장은 자유한국당 입당 과정에서도 현역 의원이 없는 칠곡성주고령 지역에 공천을 신청할 대상자로 알려져 속전속결로 입당 허락을 받았다. 이를 두고 제대로 인검증을 받지 않은 입당이라는 지적이 일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실장이 당적을 가지자마자 칠곡군 지역을 누비며 얼굴을 비추자 군민들은 되레 백선기 칠곡군수의 내년 총선 출마를 바라는 눈치다. 19, 20대 지역구 의원이던 이완영 전 의원이 성주군 출신이었는데 내년에 또 다시 김 전 실장이 의원이 되는 것은 못 미덥다는 것. 
한 군민은 “이 전 의원이 칠곡군을 위해서 어떤 것을 했는지 생각이 딱히 나지 않는다”며 “더구나 이 전 의원이 불명예 제대한 만큼 내년 선거에서는 인구가 가장 많은 칠곡군이 출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비 일반채무를 제로로 낮춘 칠곡군이 시승격을 위한 준비를 거치려면 지역 출신의 국회의원이 있어야 한 단계 뛸 수 있다는 것. 칠곡군을 도시의 모습으로 갖추는 역할을 할 인물로 백 군수의 출마를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한 정치평론가는 “가장 많은 인구가 있는 칠곡군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그들만의 ‘자부심’이 있는데 성주군과 고령군 출신들이 다들 칠곡군에서 활동을 하는게 마치 ‘칠곡에는 인물이 없다’는 이미지를 주게 될까 우려하는 것”이라며 “또 성주군 출신인 이 전 의원이 위법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일을 겪으면서 ‘칠곡군 인물을 먼저’라는 생각들이 백 군수의 출마 요구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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