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공포 속에 대구로 몰리는 중국관광객

 

부산으로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영향으로 부산 내 면세점이나 다중이용시설에 가지 못하고 입장제한이 없는 대구 지역으로 관광을 오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31일 오후 1시 20분 대구 중구 계산성당 앞. 십여명의 사람들이 계산성당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핸드폰을 손에 든 한명이 ‘이얼싼’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이들 중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은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다.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7명으로 늘어나면서 중국인 포비아가 확산되는 가운데 대구 동성로와 약령시, 근대골목 등 관광지에 중국인 관광객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계산성당 인근에서 근무한다는 A 씨는 “평소 1~2대 보이던 대형 관광버스가 이번주부터 5대부터 많이는 8대까지 이곳에 정차했다”며 “우한 폐렴 발생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전세버스가 계산성당 인근을 지나고 있다. 번호판에 지역이 '부산'으로 표시돼 있다.(사진=이찬민 기자)

실제 여행사 측은 부산으로 온 중국인 관광객에게 한국 여행 필수 코스인 ‘쇼핑’을 가는 대신 다른 관광지로 유도하고 있다. 국내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보는 따가운 시선과 불안감으로 인해 다중이용시설은 피하게 되는 것.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에서 여행을 온 사람들을 여행사에서 저렴하고 자유롭게 여행 할 수 있게 대구로 코스를 돌리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현재 부산에 있는 쇼핑몰 등 다중이용시설에 중국인을 보내기엔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버스를 통해 부산에서 대구로 오는 시간이 대략 1시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시간을 떼우기에도 좋고 대구에서 자유 시간을 중국 관광객에게 제공하면 부산에서 쇼핑을 하지 못해 생겨난 고객의 불만도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31일 오후 중국인 관광객들이 계산성당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지만 대구시도 뚜렷한 대책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주도를 제외한 수도권과 부산에 이어 가장 많은 중국인이 찾는 곳이 대구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

한 시민은 “계속해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고 2차 감염자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마스크도 끼지 않은 중국인이 밖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불안하다”며 “대구시가 여행사 등을 통해 중국 관광객의 불필요한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부산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계산성당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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